"4·3직권재심 절차 이념의 옳고 그름 따지는 절차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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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2-07 16:12 조회1,36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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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재심 전담부 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 이임 인터뷰
장찬수 부장판사가 7일 오전 제주지법 대회의실에서 제주지법 출입 기자단과 이임 인터뷰를 갖고 그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4·3직권재심에 관한 절차는 서로 다른 이념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절차가 아닙니다. 재심절차는 오로지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는지 혹은 전부개정된 4·3특별법의 취지대로 희생자 결정이 이뤄지면 재심 개시결정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법대로 판단하는 절차인데…"
제주4·3 재심 사건 전담 재판부인 제주지방법원 제4형사부 초대 재판장인 장찬수 부장판사가 오늘(7일) 제주지방법원 대회의실에서 출입 기자단과 이임 인터뷰를 갖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장 부장판사는 "4·3과 관련한 자료를 하나하나 찾아보고 법정에서 직접 유족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접하면서 관련 재판의 방향을 잡았다"며 "앞으로도 군사재판 수형인들에 대한 재심과 일반재판 수형인들이 모두 합쳐 3천명 이상 남은 상황에서 업무를 더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제까지 해 온 재판의 성과를 바탕으로 후임 재판장께서 더 잘 이끌어나가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마지막으로 3년 동안 제주4.3사건 재심업무를 하면서 큰 도움을 주신 분들께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장 부장판사는 4·3 재심 사건을 다루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21년 3월 16일을 꼽았습니다. 이날은 오전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20건의 4·3재심사건을 다뤄 300명이 넘는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날입니다.
장 부장판사는 "하루에 20건의 사건 300명이 넘은 피고인들에 관한 재심사건을 20분 단위로 본안기일을 나누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까지 이어서 재판을 한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사건의 규모뿐만이 아니라 그 많은 사람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서 법적으로 조금이나마 억울함을 풀어주었다는 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으로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장 부장판사는 4.3 재심 사건을 맡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4·3 당시 재판 관련 기록이 온전히 보존돼 있지 않아 재심 절차에서 문제 되는 세세한 쟁점을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제주4·3사건 자체가 극도로 혼란한 시기에 이념의 대립이라는 문제까지 겹쳐 이념의 관점에서 제주4.3사건을 바라보려는 시각이 있어, 이를 극복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법대로만 판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장 부장판사는 "4·3 일반재판 수형인과 희생자 결정을 받지 못한 수형인에 대해서는 관련 재심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며 제주4·3특별법 보완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장 부장판사는 전북 남원 출신으로 광주 문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공법학과를 졸업한 후 2003년 사법연수원(32기)을 수료했습니다.
이후 광주지방법원 판사, 광주고등법원 판사,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장,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 제주지방법원 제주4.3사건재심전담재판부 재판장을 맡았습니다.
장 부장판사는 오는 20일자로 광주지방법원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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